세계적인 추세라고들 하더라고요... 물가 비싸지는것이..
한국은 더 하다고들 하지만..
제가 사는곳이 방글라데시잖아요. 세계에서 가장 빈국중에 하나.
그러니 생각하는 수준이 있고 내 마음에 요구되는 기준이 있는데
요즘의 장바구니 물가는 정말 나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뭉개는 수준이랍니다.
여기 오래 사시는 분들 다들 말하죠.. 처음 왔을때는 시장가서 200TK어치 야채사면
한 차 싣고 왔는데 요즘은 200TK로 파 1KG정도 사는 수준이니...
겨울에 김장김치 담글 수 있는 배추가 나올때는 10년전만해도 배추가 싸니까
거의 2-3일에 한 번씩 배추김치 담가 먹었어요. 제가 김치를 좋아해서..
여름에 못 먹었던 김치 원도한도 없이 먹는다고.. 생김치 먹는다고..
먹다 익은 김치는 여름에 먹을거라고 보관하고 김치찌게 해먹고..
장난아니였죠. 겨울내내 김치만 먹다시피했다니까요.
그래도 부담스럽지 않았답니다.
고추가루가 부족하면 백김치 담가먹고 그 백김치 먹다 지겨워
백김치 먹을 생각으로 개발한 음식이 방글라데시표 닭한마리였으니까요..
그때 개발한 닭한마리가 지금은 방글라데시에 가장 인기있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잖아요!!!
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요란스럽게 겨울동안 김치 못담가 먹습니다.
배추가격도 얼마나 비싸졌는지, 오히려 한국김장배추가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을정도입니다.
며칠 전 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데 라마단기간인지라 야채가 얼마나 올랐는지..
( )의 가격은 그 전 가격입니다.
비교해 보세요..
감자 1kg=20tk (12tk), 파 1kg=250tk (120tk), 마늘 1kg=100tk (40-50tk), 얼갈이 억쎈 배추 1포기=40tk(10tk)
부추 1kg=200tk (120tk), 양파 1kg=40tk (25-30tk), 당근 1kg=60tk(40tk), 무 1kg=60tk(20tk)
야채 조금 사면 거의 1,000-2,000tk 가까이 나옵니다.
아이들 좋아하는 스낵과 어른들 좋아하는 과일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.
사과는 한국에서는 먹지도 않을 맛없는 사과 1kg에 190tk 합니다. 전에는 120tk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...
올해 한창 망고시즌에도 비싸서 예전처럼 많이 먹지 못합니다. 올해 한창때 망고가격이 120tk-160tk였습니다.
작년에는 40-80tk수준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...
시장물가만 이렇게 비싸진 것은 아니죠. 가구며 집안 집기, 전자제품도 많이 올랐습니다.
집세도 너무 많이 올라 집 이사가려던 분들도 모두 그냥 살자는 분위기 입니다.
살던 집도 집 주인이 좀 양심적이면(?) 다행인데 아니면 시도때도 없이 집세 올려달라고 합니다.
그것도 20,000tk 또는 그 이상을 한꺼번에 요구한다고 합니다.
지은지 10년이상되는 낡은 집도 한국인 많이 사는 동네에서는 며칠전 나온 가격이 50,000tk가 넘습니다.
불과 2년전만해도 그 집이 30,000tk 정도였었습니다.
올 5월에도 34,000tk 수준이였습니다.
대체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자고나면 치솟는 집세가 감당이 안될 정도입니다.
더 고약한것은 비싸지는 물가만큼 품질이 좋은가 하면 그게 아니니까 더 속이 상합니다.
겨우 이정도의 물건을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야하는가 하는것이죠...
방글라데시 못사는 사람은 아주 못 삽니다.
구조적으로 그들이 잘 사는 부류로 올라가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답니다.
그래서 방글라데시가 아주 빈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,
잘사는 사람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잘 살고 있습니다.
오히려 제가 못사는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들은 물질적으로 엄청난 혜택을 누리며
낮은 인건비의 사람들을 발판으로 비용도 저렴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.
아!! 이런... 넉두리가 되어버렸네..
하여튼 이렇게 하늘높은 줄 모르고 뛰는 물가!! 누가 좀 말려주세요..
오늘도 시장을 가야 하는데...
시장가기가 무서워요!!
The Moment - Kenny 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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